회사에서는 가능하면 빨리 나오고 싶었지만 하찮은 이유로 야근을 하고 느즈막히 회사를 나섰다. 집에 가기 싫은 날이다. 여기저기 연락을 취해봐도 금요일 늦은 시간에 약속이 쉽게 생길리가 없다. 목적지가 없는 걸음을 반복하다보니 결국 집에 도착했다.
오늘은 피곤한 날이었다. 아침 출근부터 이유도 모르게 마음이 불편했다. 오늘만큼은 미안한 마음 없이 그만두겠다는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결국 오늘은 말 안했지만. 다음주쯤에는 말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는 얻었다.
갑자기 피로가 몰려와 몸을 누이고 싶다. 만사가 귀찮아 입은 옷만 훌훌 벗고 침대에 누웠다. 피로함에 몸을 누였지만 이 자유로운 시간은 자는 것으로 낭비하고 싶지 않다. 결국 침대에 누워 자다깨다를 반복하다, 못내 아쉬운 마음에 피곤한 몸을 일으켜 세웠다.
주방을 뒤져 맥주 캔 두개와 견과류를 좀 가져왔다. 티비보며 홀짝홀짝 마시니 캔 두개가 금방 비워진다. 캔 두개가 비워진만큼 마음이 가볍다. 아침부터 왜그리 마음이 불편했는지도 잊었다.
겨우 맥주 캔 두개에 마음이 이리 편한 것에 허무하기도 다행스럽기도 하다.
